21.1.13

Happy New Year


1. 진짜 한 해의 시작은 오늘이었다. 어제가 생일이었으니까. 그래서 새로운 마음으로 해보자! 라고 시작하는 날이기도 했다. 그런데 또 늦잠을 잤다. 그럼 그렇지. 눈을 뜨고 거실에 나가보니 비냄새가 났다. 빗소리가 들렸다. "왜 눈이 아니라 비가 와요?" 엄마에게 물었다. "따뜻하니까 비오지". 간단했다. 그렇게 간단한거다. 하늘에게는 당연한걸 우리는 가끔 잊고 사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새로운 마음으로 망할 기도원 같은 영어 학원도 환불 받으러 다녀오니 기분이 너무 상쾌했다. 늘 그렇지만 오후의 기억은 점심 먹고 난 후 사라졌다가 저녁 먹기 전에서야 나타난다. 뭘 했을까. 내일부터는 꼭 기억되는, 시간을 꼭꼭 씹어 삼키기로 해야겠다.

2. 요가 첫 날. 새로운 세계를 보았다. 그리고 만났다. 조지 해리슨이 인도 사상을 처음 접했을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비교할 순 없겠지만 "자신의 호흡을 마주하세요" 라는 강사의 말에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나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아주 그 짧은 찰나의 감각이란.. 신선했다. 너무 돌돌 말려있었는지 몸을 다시 지도처럼 촤악 펼치려고 하니 너무 노곤노곤 하다. 다리는 왜그리 덜덜 떨리는지. 그 와중에도 방 안 한가득 들어차있는 모두의 숨소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방 전체가 하나의 산소호흡기와 같은 소리를 내고 또 그 역할을 자처했다. 나는 느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워워, 한 번 하고 호들갑 떨지 말자. 오늘 첫 날의 이 설렘을 계속 유지할 수 있기를.

3. 아주 멀리서 나를 한 번 쳐다보고 모든 것과 새로운 시작을 해야할 때이다. 나 스스로의 포부에 걸맞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자. 더이상 물러설 곳도 없고 스스로에게 핑계댈 거리도 없단다. 넌 이번 해가 고통스러울거야. 그 고통이 무뎌지고 무감각해져서 작은 즐거움 하나에도 감사할 수 있을때까지. 즐거운 한 해가 되기를. 해피뉴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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