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교토에서 6개월 정도 살았던 적이 있는데, 참 여러모로 나에게 의미있는 시간들이었지."
날씨가 너무 좋았던 날. 오후의 나른한 일상. 요즘엔 모든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면서도 전부 내것이 아닌듯한 느낌을 받는다. 교토와 나는 그저 '잠깐 만났다 헤어지는' 사이로 이렇게 끝나는 것인가?
하루 살고, 일주일 후회하고, 번뜩이는 무언가를 찾아 헤매고, 무료함에 털썩 주저앉아 버리는 생활을 계속 해왔던 것 같다. 이미 내 몸과 정신은 많이 슬퍼질 때로 슬퍼져있다. 그렇지만 얻었다고 생각해버린다. 나태함에서 벗어나고 싶어 몸부림치면서 사실 그걸 즐기고 있는 진정한 나와 마주할 수 있었던 시간과, 사람은 다른 사람의 사랑 없이는 죽어있는 것과 같다는 경험과, 어느새 생각보다 넘쳐버린 정과, 이 잿빛도시와 함께 했던 모든 것들을. 분명히 가지고 돌아갈테다.
날 잊지 말아주세요. 당신이 변한게 아니라 내가 변했네요. 그럼 내가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당신을 안아줄게요. 날 잊지 말아요. 교토. 2월의 마지막 날. 벌써 헤어질 날을 생각하며. 여과되지 않은 잡념과, 엉망이 되어버린 손으로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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